돌아가는 okr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오해

돌아가는 okr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오해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에서 시작하기

리드에게 OKR 만큼 부담스러운 말이 없다. 성과와 평가의 압박. 더군다나 전사 목표처럼 전체를 잡아주는 중심이 없으면 답답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OKR을 해내야하는 리드들을 위한 극약이 있다.

기억해야한다. 회사의 방향성이 없다고 개인까지 그렇지는 않다. 개인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가지고 있다. OKR은 그러한 개인의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 팀의 OKR 세우는 법

테마 만들기

  1. 구글 시트를 하나 생성한다. 첫 번째 행(가로)에 각자의 이름을 적는다.

  2. 10분 동안 OKR 주기가 끝났을 때 다음이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본인 열에 자유롭게 적는다.

    • 내가 작성하고, 다루는 코드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었으면 좋겠는지?

    • 내가 일을 하는 모습이나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있으면 좋겠는지?

    • 내가 즐거운 것, 남도 즐거울 것 같은 것, 덜 열받는 것 등…

  3. 각자의 항목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되는 항목에 ‘+1’이라고 댓글을 단다. (최대 2~3개)

  4. 댓글이 많은 순서대로 항목을 복사한 뒤, 비슷하거나 연결되는 점이 있는 항목을 묶고 이름을 붙인다. (최대 3개)

  5. 이것들이 왜 우리 팀, 제품, 회사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논의한다.

  6. 이를 토대로 이번 OKR 동안 우리 팀을 표현할 ‘테마’를 만들어본다.

작업 설계하기

  1. 구글 시트를 하나 생성한다. 첫 번째 행(가로)에 각자의 이름을 적는다.

  2. 10분간 이번 OKR 주기에 하고 싶은 일, 해야할 것 같은 일을 본인 열에 작성한다.

    •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어떤 부분 / 로직 등…)

    • 둘이 구분될 수 있도록 배경색을 칠한다. (예. 하고 싶은 일 = 노랑 배경)

  3. (Priority 1) 본인 칸에서 하고 싶은 일 1개, 해야할 것 같은 일 1개를 선택한다.

  4. (Priority 2) 다른 사람의 항목 중에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본인 열에 붙여넣는다.

    • 동일하게 하고 싶은 일 1개, 해야할 것 같은 일 1개를 고른다.

    • 서로 가져온 아이템들은 중복 가능하다.

    • 같은 Priority 2를 고른 사람, 해당 항목을 작성한 사람은 R&R을 공유한다.

  5. 2주 내로 결과를 내야한다고 가정하고, 시도할 작업과 범위를 논의를 통해 선택한다.

    • 필요한 리소스가 있다면 리드에게 요청, 확보한다. (작업 시간, 솔루션 구매 비용 등)


우리 팀은 연속적으로 OKR을 실패하다, 올해 초에 위의 방법을 실험하여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그 중 한 가지를 꼽아보겠다.

23년에 우리 팀이 한 리팩토링/재설계 작업의 규모를 세어봤다. 이것의 2배 이상을 이번 반년동안 해냈다. 그중에는 지난 7년간 건드리지 못했던 복잡한 로직과 컴포넌트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오해에서 벗어나기

한편, OKR의 오해에서 벗어나야 OKR을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 시작도 전에 실패가 확정된 ‘패배 플래그’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

정량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전년 대비 x% 향상’ 처럼 성과를 숫자로 표현한다면 평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량화는 실험실 수준의 ‘변인 통제’가 필요하다. 여기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기간 내에 불가능한 작업을 밀어붙이지 말아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목표를 잡는다. 이는 과도한 업무량, 무리한 채용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전사 목표가 불확실하거나 처음 OKR을 한다면, 꾸준한 동력과 믿음을 확보하는 것만 생각하자.

목표가 바뀌어도 괜찮다.
아닌 것 같아도 계속 하다가 실패한다. 혹은 갑자기 바꾼다. 그럴 때 굉장히 큰 조직의 반향을 경험하게 된다. 만약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변경이 자주, 작게 일어나야한다. 미세 조정을 머릿속에 기억해두자.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전히 OKR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 해야하는 일을 끌어내는 것. 즉 개인을 문제 해결의 최대 이해관계자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다만, 위의 방법은 어디까지나 조직 전체를 잡아줄 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쓸 수 있는 극약 처방임을 명심해야한다.

언젠가부터 OKR이 뭘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성과는 짜내고 싶은 조직들의 레퍼토리가 되어가는 것이 슬플 따름이다. HR 리드님의 말이 떠오른다. “OKR을 못하는 조직은 OKR 운영을 HR에게 시킨다”
문득 궁금해진다. 여러분들의 조직은 어떠한가.